제17장 그녀의 존재에 익숙해지기

사르기스의 시점

나는 멍청한 바보처럼 혼자 미소 짓고 있었다.

다람쥐처럼 볼을 불룩하게 내민 채 바나나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던 그녀, 나의 나리네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계속 재생되었다.

맙소사, 나는 완전히 빠져버렸다.

귀엽고 가벼운 그런 식도 아니었다. 영혼이 결속되고, 척추가 녹아내리고, 당신을 위해 세상을 불태워버릴 수 있는 그런 식으로 완전히 빠져버린 것이다.

정말 터무니없는 일이다. 나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는 여자에게 이렇게 빨리 빠져들다니.

그런데도 나는 여기서 그녀가 과일을 먹었다는 이유만으로 바보처럼 싱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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